- 대기업 입사에 관한 나의 입장
과 학회 친구들이 삼성에 합격했고 그들을 축하한다는 카카오톡 채팅을 읽었다. 그러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축하받을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 친구관계 끼리는 당연히 축하해 줄 만한 일이겠지만 다른 관계에서도 축하 받을 만한 일이냐는 것에 의문이 생겼다.
가령 새로 만난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고 그러한 현실에 저항하고자 노동 운동을 하며 인간을 도구화 하고 계층을 분리 시키는 부르주아적 시장 경제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사람이라고 하자. 그 사람에게 나 자신을 소개하면서 얼마전에 대기업 입사에 합격했다고 말한다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아무래도 자본가의 수하로 들어가는 비열한 새로운 부르주아의 새싹으로 생각하지는 않을까?
비단 노동운동에 종사하는 사람의 경우에만 국한 되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이나 엄청난 번창은 서민, 중산층의 생활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기도 한다. 대기업 앞에서 소규모 상인은 맥을 못추고 만다. SSM과 동네 슈퍼마켓의 경우처럼 말이다. 과연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축하받을 만한 일인가?
물론 여기서 고려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바로 대기업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서민을 '죽이기'위해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말이냐? 이것 또한 말이 안된다. 현대 사회에서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 이유는 국가와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서민을 죽이는 영업은 곧 기업이 죽게 되는 단초가 될 것이다.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다니는 대기업이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경영을 할까?
지난학기때 배웠던 맑스주의 경제학에서 어느정도의 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은 바로 자본의 속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본은 끝없이 수익을 창출하려하고 끝없이 번식한다. 자본가 즉 대기업의 경영주가 악랄해서 그런게 아니라 자본의 속성이 이미 무자비한 확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맑스주의 경제학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해하고 있고 주류 경제학의 책도 많이 읽어봐야 한다. 아는 것도 없이 너무 쉽게 단정짓지는 말아야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볼 필요는 있기에 이렇게 글을 남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글을 남기는 또 다른 이유는 나의 상황 때문이다. 나도 현재 취직을 준비하고 있고 대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진정 대기업에 입사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을까? 대기업 경영의 이런 속성을 알고도?
고민은 짧고 선택은 빨라야 한다는 말은 언제 부터인가 나를 위한 구호처럼 느껴진다. 종종 해결나지 않는 고민을 갖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가 선택은 뒷전으로 미루고 그저 심하게 가라앉게 되었던 것 같다. 차라리 이렇게 고민을 글로 정리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선택이었을 텐데 말이다.
여튼 당장 나의 대기업 입사에 대한 입장을 선택하라면 입사하겠다 이다. 왜냐하면 단순히 현재로선 나 개인이 많은 돈을 벌고 싶기 때문이다. 이타적인 이유로 (노동자나 소외된 계층에 대한 생각) 이렇게 고민을 시작 했다가 아주 간단히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나 자신은 위선적인 걸까? 심적으로 그들을 불쌍히 여긴다. 그런데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분명 괴리가 있어 보인다.
심적으로 그들을 불쌍히 여긴다면, 그들을 도와주면 된다. 노동자를 위한 투쟁에 연대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왜냐. 나는 이기적인 선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 '돈만 아는 저질'인가?) 후... 뭐가 옳은 건지 모르겠다.
아까 말했지만 고민은 짧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구호가 되는 이유는 내 고민이 좀 처럼 짧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길어지면 길어지지 짧아지지 않는 고민. 그렇기 때문에 과감히 고민을 끊어버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선택)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또는 계속 고민을 이어나가보는 것을 선택해 보던가...
역시 일단 잠시 휴식을 통해 생각의 환기를 하기로 하면서 (그리고 사실 당장 벼락치기 시험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 메모를 이렇게 마치기로 한다. (어찌보면 학업,성적,학점을 선택하는 이 상황은 대기업을 입사하고 싶어하는 바로 그 이기적인 태도를 선택한 것인지도...)

